마스터링이란 무엇인가?  1988년도 글 : 서울사운드 대표 이태경

 마스터링 작업을 의뢰하는 대부분의 제작자나 프로듀서들은 공통적인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마스터링은 꼭 해야만 하는가? 수많은 시간을 설비 좋은 녹음실에서 정성껏 끝낸 믹싱 작업인데 또 손을 볼 이유가 있을까?" 하는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찾는 까닭은 무엇일까? 다른 히트 앨범들이 모두 마스터링을 거쳤다는데 하지 않으려니 무언가 석연치 않아서 일까?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마스터링 작업은 사운드 처리의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이므로 마스터링을 거치면서 믹스 마스터보다 좋은 결과를 보는 기능적인 측면과 도리어 그 반대의 결과를 보는 역기능적인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마스터링에 관한 확실하고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노크해야만 무한 경쟁의 음반 시장에서 히트 앨범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마스터링은 왜 필요한가? 또한 마스터링에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믹싱 과정에서 미리 염두에 두어야 될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오랫동안의 녹음 현장 경험과 지난 십여년 동안 많은 히트 앨범의 마스터링 작업을 거치면서 느낀 점을 최근의 여러 참고 자료를 토대로 정리하고자 한다.  

마스터링은 원고 집필에서의 퇴고와 마찬가지 과정이며, 가장 듣기 좋고 풍부한 밀도감과 음악적인 생동감을 얻을 수 있다. 다음은 마스터링 작업이 필요한 이유 일곱가지를 요약한 것이다.

 1. 귀의 피로감에서 온 믹싱 오류

 오늘날 우리가 만드는 대부분의 음악은 멀티트랙 레코딩으로 만들어진다. 트랙킹 작업이후의 작업은 바로 믹스다운인데 이것은 프로듀서의 사전 의도, 아티스트의 요구 또는 예산등에 따라 적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4주이상까지도 걸리는 작업이다. 보통 엔지니어들은 조정실의 고립되고 한정된 제작 환경속에서 작업하기 마련인데, 믹스다운 과정에서 다른 음악들이나 듣기좋은 사운드를 비교 분석하면서 작업하기란 극히 힘들다. 어떤 믹스는 엔지니어의 귀가 이미 피로해진 새벽 3시에 완성되기도 하며, 때로는 귀가 상당히 맑은 정오 즈음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결국 각각의 믹스는 다르게 소리가 나고, 모든 튠은 각기 다른 주파수 특성을 갖게 된다.

 2. 모니터에서의 오류

 각종 모니터 스피커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아주 흥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정확한 레퍼런스 시스템을 갖춘 스튜디오는 아주 드물다. 특히 콘솔 위에 스피커를 올려놓는 일이 모니터링 주파수 범위의 심각한 오차를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전형적인 조정실은 너무나도 많은 장비들로 가득차 있다. 따라서 음향적인 반사에 기인한 특정 주파수 대역의 감쇄가 없는 완벽한 모니터 시스템을 구축한 룸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믹스한 음악이 다양한 모니터 시스템(대형 모니터에서 카 스테레오까지)에서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사전에 확인해 볼 시간이 없다. 즉 믹스 마스터는 특정 주파수에서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불안정한 마스터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3. 자기 과신에서 오는 오류

 한 프로듀서가 믹싱 전반에 대하여 책임을 지기로 하고 믹싱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누구의 간섭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하여 믹싱 작업 내내 아티스트들을 믹싱 룸 밖에서 있게 하였다. 하지만 그 프로듀서가 과로로 하루를 쉬게 되었고, 이를 기회로 멤버 중에 베이스 밸런스에 대하여 늘 심각한 과대 망상증을 보이고 있었던 베이스 주자가 그날의 프로듀서 자리를 자청하였다. 결국 이날의 믹스는 베이스솔로 연주곡 같은 사운드를 탄생시키고 말았다.

 4. 믹싱 주문상의 오류

 믹싱 도중에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는 종종 작업인 완결될 때까지 각각의 사운드에 대하여 자신들이 어떠한 주문을 스스로 해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또는 프로듀서가 사운드에 대한 주관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아 주문상의 오류가 생길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믹스된 노래는 나중에 일정한 볼륨으로 믹스 마스터를 들어본다면 틀림없이 원했던 사운드가 아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악기는 너무 크게 귀에 부디치고, 또 어떤 것은 너무 작게 들린다든지,또한 저음 대역에서 특정 음들이 너무 밝거나 약하고 보컬에는 힘이 없으며, 스테레오 감이 너무 좁다고 느낄지보 모른다. 이러한 일들은 스튜디오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도 빈번히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앨범이 생각대로 만들어지고 시장에 출시된 한참후에야 발견되어 급기야 재작업에 들어가 히트 타이밍을 놓치는 이쉬움을 남기기 도한다.

5. 미디 지상주의가 남기는 오류

 최근의 댄스곡들을 들으면 모든 이가 똑같은 샘플링 사운드를 쓰고 있는 것같이 들릴 때가 있다. 어쿠스틱 사운드는 최근 유행에도 뒤쳐져 가고 IMF절약 경제 시대에 연주료가 많이 드는 어쿠스틱 악기와 오케스트라를 대신하여 샘플링 MIDI 사운드를 쓰는 것이 당연한 지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명감이 결여된 MIDI 사운드야 말로 절대적으로 좋은 마스터링이 요구된다. 훌륭한 마스터링은 샘플 사운드에 어쿠스틱 질감을 불어 넣어 주면서 생명력 있는 사운드로 무한 경쟁의 음악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배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6. 홈 스튜디오 작업의 오류

 저가의 DAW(컴퓨터 디지털 워크스테이션)와 보급형 디지털 믹서의 개발은 우리에게 명백한 축복이지만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다. 많은 뮤지션들과 스튜디오들이 사운드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저가의 DAW나 디지털 믹서를 구입하여 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장비들은 잘못 사용되기 매우 쉽다. 특히 마스터 자체를 저가형 DAW로 편집 내지는 홈 마스터링하여 작업을 완결시키려는 위험한 발상을 하기 쉽다. 사운드 질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스테레오감을 떨어뜨리며 마스터에 디스토션을 야기시키는 것을 수 없이 보아왔다. 이러한 문제점들에는 장비 제조상에 몇가지 이유가 있다. 보통 낮은 가격의 장비들은 내외부적으로 사운드가 손상되기 쉽다. 따라서 당신의 공들인 사운드가 조금이라도 손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마지막 작업은 고도의 사운드 처리 시스템을 갖춘 마스터링 스튜디오와 상담하기를 권한다. 홈 스튜디오일수록 마스터 관리에 신경을 쓰고 디지털의 유혹에서 벗어나 이미 만든사운드에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이제라도 아날로그 콘솔을 거쳐서 DAT나 아날로그 테이프에 담아 마스터링 작업에 연결하는 것이 현명한 아이디어다.

7. 또 다른 숙련된 귀의 필요성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음악프로젝트의 '마지막 귀'다. 즉 마스터링은 아이디어를 예술적, 음악적 그리고 기술적으로 실현시켜 줄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마스터링 엔지니어의 귀를 최대한 이용하여야 한다. 수많은 아름다운 음악들이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거쳐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곡 순서에 대하여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배열시켜야 하며, 그 곡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볼 수도 있다. 엔지니어는 앨범의 모든 면을 자세히 검토하여 CD를 듣는 사람의 입장과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최상의 방법을 제시하여 줄 것이다.

** 마스터링 작업의 기능상의 이점

- 전체 CD 레벨의 설정 및 각 곡의 레벨 미조정

- 곡과 곡 사이의 음악적 간격 조정

- 페이드 아웃, 페이드 인의 미조정

- 믹스 때 혼입된 노이즈의 제거

- 음악적 오류 편집 및 재구성

- 각 곡의 새로운 색깔 부여(EQ)

- 낮게 믹스된 사운드의 클로즈업

- 다이나믹한 음량감의 추가 부가(Comp/Limitor)

- 스테레오 감 추가

- 사운드 프로세싱(Sweeting)

- 아날로그 느낌 복원 등

뮤지션과 믹싱 엔지니어들이 믹스 때에 참고하면 마스터링에 도움이 될 열 가지 포인트를 조언한다.

1. 만약 아직도 믹스 작업 중이라면 가능한 심플한 믹스로 완성하라, 많은 히트 곡들은 공통적으로 사운드 구성에 여유가 있다. 믹스에 담긴 가급적 많은 'Air Space' 는 여유 있는 마스터링 사운드를 낼 수가 있다.

2. 많은 경우의 DAT 믹스마스터에 킥,스네어 사운드의 피크치가 그냥 담아 있는 경우가 많다. 믹스 때에 이 트랙에 약 3∼6dB 정도 리미터 처리를 해두면 마스터링 때 드럼 사운드와 다른 악기간에 더욱 좋은 밸런스를 유지시킬 수 있다.

3. 믹스 때의 밸런스 체킹에 가능한 가장 좋은 헤드폰으로 체크하라. 고성능 헤드폰은 베이스의 문제점을 바로 확인 할 수 있어 믹스에도 도움을 주지만, 마스터링 때에 손실 없는 충실한 저음밸런스를 설정 할 수 있다.

4. 믹스 때 컴퓨터 방식의 저급 편집기를 사용할 경우는 내부에 있는 제반 기능 즉 노멀라이저, EQ, 컴프레서/리미터 등은 사용하지 말라. 어설픈 프로세싱은 돌아을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과 같다.

5. 믹스 때 마지막 스테이지에 거는 리미터/컴프레서, 스펙트럴 프로세서, 파이널라이저, 맥시마이저, 파이널 EQ 등을 사용할 때는, 극히 소량으로 처방하여야 마스터링 때 원하는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특히 마지막 단계에 거는 컴프레서는 최대한 소량의 Ratio로 사용하고 가급적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라, 한번 오버컴프레싱된 사운드는 마스터링에서도 복구하기 힘들다.

6. 마스터링 때 스테레오 감을 보강하거나 이펙트 프로세싱을 추가 하려면 믹스때 가급적 파이널 프로세싱을 자제하는 것이 마지막 결과가 좋다.

7. 믹스 때 OK 믹스외에 Alter Mix Take를 만들어라. 예를 들면 보컬 밸런스가 다른 Take 또는 Vari Speed시킨 Take 등 Alter Mix가 있으면 마스터링 때 선택의 여지가 많다.

8. 진공관 프리앰프나 튜브 인터페이스를 믹스 때 사용하면 따듯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얻을 수 있고 마스터링시의 아날로그 프로세싱과 더불어 최대의 어쿠스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9. 황금 같은 메인 믹스를 저가의 DAT 녹음기에 담는다면 이미 50%의 사운드는 손해를 보는 것이다. DAT 녹음기라고 무조건 신뢰하는 것은 위험 천만한 일이다. 따라서 우수한 고가의 A/D 컨버터를 디지털 입력이 있는 고급형 DAT 레코더와 함께 하용한다거나 1/2인치 2트랙 아날로그 녹음기의 사용, 또는 첨단 24비트 MO(Magnetic Optical) 디스크 레코더에 믹스를 담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10. 가급적 콤비 플레이를 이룰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정하여 내 믹스가 마스터링 단계에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미리 감을 잡으며 믹스 마스터를 만든다면 금상 첨화다. 사운드적으로 신뢰하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마스터링 스튜디오의 결정은 앨범 사운드 성패의 주요 요인이 된다.

** 위의 글은 1988년 막 디지털 CD시장이 열리기 시작하던 무렵에 국내에서 처음 마스터링 스튜디오의 문을 연 서울사운드가  '마스터링이 무엇인지'를 음반 시장에 알리기 위한 상황에서의 글이지만 32년이 지난 지금도 마스터링에 도전하는 많은 푸로듀서, 뮤지션, 엔지니어 그리고 후학들에게 좋은 리퍼런스자료가 되고 있음을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2020년 봄 이태경)

마스터링 문의  서울사운드:(02)356-2711     온라인 마스터링 문의: 서울사운드: (010) 4710 8135